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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김홍걸의 재미있는 강의기법 - 유머를 활용하는 스팟

미스터가가멜 2012. 11. 5. 11:38

김홍걸의 재미있는 강의기법 - 유머활용

 

 

 

 

유머를 활용하는 spot

 
 나는 보통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말한다.
 “반갑습니다. 이번 시간 강의를 맡은 김홍걸입니다. 그런데 오늘 강의 장으로 오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차를 몰고 오는 도중에 배가 아파서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화장실에 잠시 들렀습니다. 큰일을 보려고 앉아있는데 옆칸에 있던 어떤 사람이
 ‘저, 김 선생님 아니십니까?’하고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강의를 많이 다니다보니 알아보는 사람이 참 많구나. 이렇게 흐뭇하게 생각하면서 그런데 나가면 인사하지, 왜 화장실 안에서 인사를 다 하고 난리야.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면서 저도 대답을 했죠.
 ‘예. 맞습니다. 근데 누구시죠?’ 
그러자 제 말에는 답변도 없이 곧바로
 ‘지금 뭐하십니까?’ 하고 물어 보길래, 화장실 안에서 볼일 보지 할 일이 뭐 있다고 물어보나 싶다가, 아 어디에 무슨 일을 하러 가는 것이 궁금한거구나 싶어서
 ‘예, 지금 강의하러 가고 있습니다.’하고 대답을 했죠.
 그러니까 그 사람은 또다시
 ‘그럼 언제 나오세요?’ 하고 물어보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아, 예. 곧 나갑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하고 크게 대답을 했습니다.
 그때 옆 칸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저, 김 선생님. 전화 끊어야 되겠습니다. 어떤 미친놈이 화장실 옆 칸에서 제가 김 선생님께 물어보는 것을 자기가 다 대답하고 있어요.’ 하고는 전화를 끊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전 그때 무지 황당했고 그 사람이 나가고 나서도 한참동안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이쯤 되면 청중들은 폭소가 터져 나온다.
 ‘으하하하하하하~~~’
 이렇게 재미있는 유머로 청중들의 마음을 오픈하고 강의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이 있다. 청중들은 한 번 크게 웃고 나면 강사에 대한 호감이 생기고 강사와의 거리감도 좁혀지는 것 같다.
 
 이렇게 유머를 하게 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을 몇 가지만 알려드리고자 한다.  


 첫째, 유머를 하기 전에 ‘지금부터 유머 한 마디 하고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또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먼저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등의 말을 절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청중들은 유머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재미있겠다는 기대심리가 있기 때문에 그 기대심리에 충족되지 못하면 분위기가 더욱 냉랭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미있겠다는 기대심리가 전혀 없었는데 들어보니 유머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반대급부로 더욱 큰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처럼 말해야 한다. ‘내가 책에서 봤는데’, 또는 ‘인터넷에서 봤는데’, 아니면 ‘누구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하고 시작하면 이미 재미라는 부분이 반감되고 시작하는 것이다. 내가 경험한 것처럼 이야기해야 청중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고, 강사도 실수할 때가 있구나 싶어서 더욱 호감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강의가 끝나고 나면 몇 몇 청중들은 나에게 와서 진짜로 화장실에서 그렇게 경험했느냐고 물어보는 순진한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그 정도 되면 유머가 완전 성공한 것이다. 

 

 세 번째는 자꾸 연습해야 한다. 기회만 되면 반복해서 말해야 한다. 물론 같은 대상일 경우에는 좀 어렵겠지만 대상들이 달라진다면 반복해서 연습해야만 진정한 자기 것이 될 수 있다. 강의 중 쓰는 유머는 양보다는 질로 승부해야 한다. 몇 가지 진짜 재미있는 유머를  자기화 시켜 청중들이 포복절도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너무 많이 웃어서 청중들의 눈에 눈물이 글썽이게 만들어야 한다.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10가지 정도만 확실하게 외워서 계속 반복 연습해 언제 어디서든 사용가능하게 준비하자.

 

 네 번째는 EDPS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폭소가 터지고 재미있는 이야기라 하더라도 음담패설이 섞이게 되면 강사의 자질을 의심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어떤 강사분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었는데 너무 웃겨서 여러분께 꼭 이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네요. 어떤 남자분이 예쁘게 생긴 여자 분에게 가서 귀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진달래’ 이 말뜻은 진짜로 한 번 달라고 하면 줄래. 하는 뜻이었습니다.
 그러자 그 여자 분은 조용히 ‘물안개’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 말뜻은 ‘물론 안 돼지 개00야!’ 하는 뜻이었답니다.
 그러자 이 남자는 또 다른 여자에게 다가가서 ‘진달래’ 했답니다.
 그러자 이번에 이 여자는 ‘택시’ 하더랍니다.
 이 말뜻은 ‘택도 없다 시0놈아!’ 라는 뜻이랍니다.”
 물론 이 이야기로 청중들의 폭소는 터져 나오게 할 수 있으나 뒤 끝이 씁쓸한 기분이 든다. 강사에 대한 신뢰까지 떨어뜨려가면서 유머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spot의 목적은 강사에 대한 호감을 가지게 하고 신뢰가 생기며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짧게 해야 한다. 유머 spot을 하는데 그것이 길어지면 오히려 지루해 지기 때문이다. 짧으면서도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 나에게 맞는 유머를 찾아서 해야 한다. 남이 사용한 것이나 이미 너무 알려진 것 말고 자신만의 독특한 것을 찾아야 한다. 그러한 유머 하나를 찾았을 때 광부가 금맥을 찾은 것 만큼이나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그 금을 닦고 또 닦아서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그렇게 연습해서 자기것화 만들어 놓으면 남들이 쉽게 사용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만큼 그렇게 웃길수가 없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절대 모른다.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어떤 사람은 웃기고, 어떤 사람은 왜 웃기지 못하는지를 깨닫지 못한다. 그건 자기 것화 하지 못하고 들은 그대로 가서 옮기기 때문인 것을 모른다. 한 번 이라도 성공해보면 내 말을 가슴깊이 느낄 수 있다. 그래야지 진정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유머리스트가 될 수 있다.
 

출처 : 김홍걸-펀리더십센터
글쓴이 : 김홍걸 원글보기
메모 : 강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