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이야기

우리 큰딸 '인'이에게

미스터가가멜 2007. 8. 20. 13:07

인아.

네가 벌써 서른이 되어

짝을 찾아 떠나는구나.

 

벌써라고 하면 너는

'올해 제가 몇살인데 벌써예요'

 할지 모르나 아빠에게는 무슨 일이든지 너에게 있는 일이면 다 '벌써'였단다.

 

네가 태어나던 날, 우리 부부는 네 손과 발을 만지면서

얼마나 감격했는지,

그러더니 어누덧 문을 잡고 일어서더니

아빠가 '시'에다가도 썼지만 문에다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를 그리며

오르더니,

또 벌써 초등학교에 가고 상도 타 오고 친구들도 데리고 오더니

어느덧 중학교에 들어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살더니

그렇게 열심이도 공부를 하더니

고등학교 입학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지 뭐냐.

그러더니 벌써 3학년이 되고 수능을 보고 대입 시험을 보는 등

정신없이 차에 태우고 다니다 보니

대학생이 되었더구나.

그래서 자취짐을 가지고 기숙사로, 자취방으로

오가다 보니 졸업식에 오라는 연락을 받게 되었지.

그런 일이 있은 후 벌써 7년이 지나서

이제 새 둥지를 트는 우리 '인'이를 보면서

이제, 아빠 엄마는 벌써라는 단어보다는

이미 라는 단어로 미리 준비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단다.

 

응, 우리 아이들은 이미 다 준비가 되었어.

다 끝냈어

그래서 여유있게 기다리게 되었음 좋겠다.

 

'인'아

행복하거라.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길 바란다. 

행복은 영화나 연극, 드라마 와 같이 '극'적이지도 '치열'하지도 않을 수가 있단다.

둘이 그 수준이나 내용을 만들어 가는 것이란다.

참 좋은 가정을 꾸려갈 우리 '인'이

우리 '인'이

이 소양강이 내려다 보이는 강가에서 이 찬란한  여름 날에

더욱 보고 싶구나.

 

미래는 젊은이의 것.

새로움을 넓고 크게 창조하는 한 쌍이 되기를 간절히 빈다.  

사랑한다.

아빠가.  2007.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