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2013 강원아동문학

미스터가가멜 2020. 6. 28. 12:04

...

이런 글을 썼으면…….

 

허대영

 

 

 

누구든지

한번만 읽으면

‘으흠…….’

할 수 있는

그런 글.

 

어려워도

두 번만 읽으면

‘아하!’

할 수 있는

그런 글.

 

 

------------------------------

 

 

허대영

 

입에서 나온

내 생각이

 

아닌 걸

‘그렇다’고 말하고

그런 걸

‘아니다’ 고 말한 것이

 

그런 걸

‘그렇다’고 말하고

아닌 걸

‘아니다’ 고 말한 것 보다

 

많을까?

적을까?

 

 

------------------------

 

허대영

 

봄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까?

 

봄이 되어

싹이 트고

꽃이 필까?

 

 

------------------------

<약력>

 

월간아동문학, 계간 시조문학 등단

강원문학상 등 수상

봄이면 매봉채는 진달래 바다,

다시 불어오는 바람 외

강원도문인협회장

 

------------------------

 

<작품노트>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동심이 어느 사이 멀어져 가서 돌아올 줄 모르고 있다. 이제 세월이 흐를 만큼 흘러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갈 나이도 되었는데 아직도 헤매고 있고 제 길을 못 찾고 있다. 금년에도 그걸 찾는 작업에 실패하였으니 다음으로 미루면서 딱딱하게 굳어져 가는 작품들을 보면서 아쉽기 짝이 없다. 동시인지 성인시인지도 구별하지 못하고 써대고 있는 어리석은 작품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을 다시 시작한다.

 

 

 

 

<민현숙 추모작>

 

'아동문학가 민현숙님'

 

 

허대영

 

 

1992년 1월, 눈보라 치는 날, 보낸 이 '민현숙!'이라고 쓰인

연하카드를 담은 편지 한 장이 참새 소리를 따라 날아 왔습니다.

 

'민현숙' 하면 떠오르는 몇 명의 동명이인同名異人들이 있었습니다.

제자 민현숙, 교사 민현숙, 그리고 홍천 출신 아동문학가 민현숙.

 

봉투 안에는 예쁜 아이들이 받는 이의 건강을 기원하는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1987년 3월, 해가람 시낭송회에서 만난 아동문학가 민현숙님이 분명했습니다.

 

그녀가 그녀인 것을 정확하게 확인한 것은 2003년 봄이었습니다.

한 모임에서 십오륙 년 전, 연하장을 보낸 기억을 물으니 배시시 긍정하였습니다.

 

2008년 3월, 홍천예식장 영결식장에서 마주앉아 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아쉬워하던 그녀에게, 지난 몇 년간은 참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연하엽서를 받아보던 말처럼, 눈바람 세차게 불어오던 2013년 1월 어느 날,

그 녀는 별이 되어, 달이 되어, 구름이 되어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물 긷는 해님’, ‘꼭 그만큼만’, ‘빨간 집게’는 모두 데리고 가셨을 것이고,

지금쯤은 하늘 아이들에게 반짝이는 동심을 솔 솔 쏟아놓고 있을 것입니다.

 

민현숙 선생님 주변에 몰려 있는 아이들은 참 복도 많습니다.

우리들도 미처 못 다 들은 이야기를 언제든지 들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