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홍천 동면 꼬마 팬션에서 김장을 하였습니다. 춘천에서 일이 있어 그저깨 가서 소금에 절이고 어머님만 주무시게 한후 우리는 다시 춘천에 와서 일을 보고 어제 저녁에 다시 간 것입니다. 어머님은 어제 아침에 베추를 뒤적여 놓았다가 오후에는 깨끗이 씼어 마루에 올려 놓으시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나는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든 일곱이신 우리 어머님께서 무슨 힘으로 저 무거운 것들을 옮겨 놓으셨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사랑의 힘인 듯 했습니다. 큰 손녀딸은 증손녀 딸을 데리고 가끔오는데 올 가을에는 집을 새로 사서 이사를 가야 한다고 하지, 둘째 손주딸은 곧 시집을 가야 한다고 하지, 셋째 손주 딸도 방을 옮겨야 한다고 하지....... 그리고 다른 손주들도 생각나고 아들 딸들도 생각나셨을 것입니다. 김치를 담구어 한 통씩 주었으면 좋으련만...... 하여 하나도 힘이 드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나는 어머님을 다시 자세히 보았습니다. 눈가의 주름이 더욱 깊어지시고 걸음걸이도 예전 같지 않으신 우리 어머님! 그래도 매사에 꼼꼼 하시고 정성을 다 하시는 우리 어머님! '내년에도 김장을 담그셔야 할 터인데....' 고 생각을 해 봅니다. 애야, 비닐 하우스에 무도 더 덮고 창고에 있는 씨았도 잘 보관해라. 저 다알리얀가 뭔가하는 것은 캐서 보관해야 하는데.....
하늘을 쳐다 봅니다. 그리고 이리저리 챙기시는 어머님을 보면서 경망스런 마음을 북쪽 하늘로 날려 보냅니다. 내후년, 아니 5년, 10년 뒤에도 김장을 담그실 우리 어머님! 화이 팅 팅 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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