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허대영
2012.2.9. 09:45
지하철에서는
앞에도 사람
뒤에도 사람
옆에도 사람
차창밖에는 칠흑이다.
그래도
도피처가 딱 한군데 있다
아이패드(i-pad)이다
출발에서부터 도착할 때까지
학생이나 젊은이서부터
웬만한 중년에 이르기까지
액정판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버스를 타면 달라야 한다
오가는 산과 강과 계곡과
그리고 작은 폭포와 나뭇잎 까지
놓치면 평생 다시 못 볼 것들로 꽉 차 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전자판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다.
‘애들아 다 왔다.’
하는 소리에 비로소
고개를 들고 일어서는
그들에게
‘무엇을 타고 감’
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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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해졌는데 불편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어릴적 농경사회의 흔적을 어렴푸시 기억하고 있는 60대에게
현대는 어떻게 살아가라고 손짓하고 있는가. 뼈속까지 스며들어 있는 그 아득한 날의 피돌기는 계속되어야 할 터인데.... 어쩔 것인가.